4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자위대원 기미가요 논란 (정치중립, 제복의미, 군국주의)

자위대원이 제복을 입은 채 집권 자민당 당대회 무대에 올라 기미가요를 불렀습니다. 이 한 문장을 읽는 순간, 저는 솔직히 '이게 실화인가' 싶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민주 국가의 군인은 제복을 입는 순간 개인이 아닌 국가 전체를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방위성과 자민당은 "개인 자격이라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이 해명이 과연 통할 수 있는지, 제가 알고 있는 상식과 대조해 따져보겠습니다. 정치중립: 군인에게 왜 이렇게 까다로운 원칙인가 문민통제(文民統制, Civilian Control)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군대를 민간의 정치 권력 아래 두어, 군이 특정 정파의 도구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원칙입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헌법이나 법률에 이 원칙을 명문화해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닙니다. 자위대법(自衛隊法) 제61조는 자위대원의 정치적 행위를 명시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는 물론 정치적 목적을 가진 행사 참여 자체를 제한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국가(國歌)를 부르는 건 정치적 행위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자민당 간사장 스즈키 슌이치가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논리도 그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디서, 누구의 신분으로 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도 현역 군인이 제복 착용 상태로 특정 정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국방부 지침(DoD Directive 1344.10)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제복은 그 순간 그 사람의 발언과 행동을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군 조직 전체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해당 자위대원은 행사 소개 멘트에서 "육상자위대가 자랑하는 소프라노"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했습니다. 개인 자격이라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자위대라는 소속 조직명이 행사장에서 호명되지 말았어야 했...

소상공인 단결권 (약관 개정, 단체교섭, 공정거래법)

사장님인데 사장님이 아니라면, 그게 과연 사업인 걸까요. 제가 현장에서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이 이것이었습니다. 법적으로는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엄연한 사업주이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본사나 플랫폼의 결정 하나에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분들. 이재명 대통령이 소상공인의 집단교섭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구조적 모순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2년에 100번 바뀐 약관, 그 현장을 저는 봤습니다 한 배달 플랫폼이 2024년과 2025년, 2년 사이에 약관을 거의 100번 고쳤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00번이면 평균 일주일에 한 번 꼴입니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공지하고 업주는 나중에야 내용을 알게 되는 방식으로요. 제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던 한 배달 플랫폼 입점업체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플랫폼 노출 알고리즘이 언제 바뀌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매출이 갑자기 반 토막 나요. 이유를 물어보면 영업 비밀이라고 하고." 노출 알고리즘이란 검색이나 추천 화면에서 어떤 가게를 먼저 보여줄지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게 바뀌면 같은 가게라도 손님 눈에 띄지 않게 됩니다. 그 기준이 공개되지 않으니 대응 방법도 없는 것이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가장 답답한 부분은 '선택지 없는 동의'였습니다. 한 가맹점주분은 "새벽에 앱 공지사항 하나로 핵심 재료비가 오르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그날 장사를 시작할 수가 없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이건 계약이 아니라 사실상 일방적 지시입니다. 가맹사업법(加盟事業法)이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법률인데, 지난해 12월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권이 생겼지만, 합의를 강제하는 조항이 없다 보니 본사가 협의 테이블에 앉는 척만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 구조에서 소상공인이 느끼는 것은 단순한 불만이 아닙니다. '사업자 등록증을 ...

의료데이터 중개 (데이터 질, 편향성, 수익모델)

3년 동안 쌓은 25만 건의 임상 데이터, 그리고 그것을 기업에 연결해주는 중개 포털. 대구시가 조용히 꽤 묵직한 인프라를 만들어놨다는 걸 알았을 때,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실질적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의료 AI 개발에서 데이터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전부를 공공이 정비해서 내놓겠다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질(Quality)이 진짜 승부처입니다 의료 AI 개발에서 '데이터가 많으면 좋다'는 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보면, 양보다 질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영상 하나가 AI에게 의미를 가지려면, 해당 환자의 병력과 혈액 수치, 전문의의 판독 소견이 정교하게 묶여 있어야 합니다. CT란 X선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인체 단면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영상 검사이고, MRI란 자기장과 전파를 이용해 연조직까지 세밀하게 촬영하는 방식입니다. 각각의 영상만 있어서는 AI 학습에 쓸 수 있는 완성된 데이터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파편화입니다. A병원의 MRI 파일 포맷과 B병원의 포맷이 다르면, AI는 같은 정보를 다른 언어로 읽는 셈입니다. 대구시가 경북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등 거점 병원의 데이터를 한곳에서 통합하고 표준화했다는 점이 실질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통합 이전에는 기업이 각 병원과 개별 협약을 맺고, 데이터 형식을 맞추는 데만 수개월을 소모했을 것입니다. 이 시간을 단축해주는 것 자체가 경쟁력입니다. K-의료데이터 중개 포털(www.k-health.re.kr)에 탑재된 자료는 뇌신경·심혈관 질환에 특화된 영상 데이터와 환자의 생체 신호, 진단 정보가 담긴 정형 데이터(Structured Data)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형 데이터란 표나 데이터베이스처럼 행과 열로 정리된 구조화된 형태의 데이터를 뜻합니다. 올해는 여기에 2만 건의 특화 질환 데이터와 기업 수요 맞춤...

반려인 주거불안 (임대차특약, 보호자교육, 빅데이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전국 313만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 313만 가구 중 임차인의 절반 가까이가 "계약이 끝나면 살 집을 구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을 안고 삽니다. 저도 몇 년 전 강아지와 함께 이사를 준비하며 그 불안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보증금을 더 얹겠다고 해도, 도배·장판 비용을 미리 예치하겠다고 해도 돌아오는 건 퇴짜뿐이었습니다. 임대차특약, 반려인을 보호하는 계약서는 왜 없을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임차인과 집주인 사이의 갈등은 지금 전적으로 '사적 계약'의 영역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임대인(賃貸人)이란 부동산을 빌려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내 재산이 훼손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고, 임차인(賃借人) 즉 세를 들어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이 있습니다. 그 사이 어디에도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한국리서치와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 연구팀이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출처: 한국일보 ), 임차 가구 반려인의 46.3%가 계약 만료 후 살 집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응답했습니다. 게다가 32.9%는 계약이 끝난 뒤 반려동물로 인한 배상 청구를 받을까 봐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이게 내 얘기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어떤 집주인은 "개 키우는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다"며 문전박대를 했습니다. 번듯한 직장과 소득 증빙이 있어도 반려견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뢰할 수 없는 세입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겨우 집을 구했을 때 느낀 것은 안도감보다 상실감이었습니다. 제 가족인 강아지가 누군가에게는 '재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존재'로 여겨진다는 사실이 더 마음 아팠습니다. 해결책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고 봅니다. 정부가 '반려동물 표준 임대차 특약(標準...

촉법소년 연령 하향 (현장 배경, 시스템 분석, 향후 전망)

경찰 앞에서 "우리 촉법소년인데 어쩔 거냐"고 비웃는 영상이 퍼졌을 때, 솔직히 저도 멍했습니다. 법이 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법을 방패 삼아 피해자를 비웃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이달 말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숫자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소년 범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법의 테두리 뒤에 숨은 아이들, 현장에서 목격한 현실 촉법소년(觸法少年)이란 범죄를 저질렀지만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청소년을 뜻합니다. 현행 소년법 체계에서 이들은 형사 피고인이 아닌 보호 처분 대상으로 분류되며, 검찰 송치나 전과 기록 없이 가정법원의 판단을 받게 됩니다. 이 기준이 처음 만들어진 건 1958년입니다. 그 이후 60년이 넘도록 기준선은 그대로입니다. 제가 커뮤니티와 교사 지인들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들은 꽤 구체적이었습니다. 무인 점포에서 수백만 원어치를 파손하고 금고를 털어도, 가해자가 만 13세라는 이유로 형사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피해 소상공인은 민사 소송을 걸어도 미성년자 부모와의 지루한 싸움을 감수해야 하고, 실제 배상을 받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법이 가해자의 갱생을 위해 설계됐다는 건 이해합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갱생 대상도 아니고, 배상 대상도 아닌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두 달 안에 결론을 내자고 제시하면서, 성평등가족부 주도로 사회적 대화 협의체가 꾸려졌습니다. 1차 공개 포럼 이후 전문가·현장 관계자 논의가 이어졌고, 200명 규모의 시민 참여단 토론도 예정돼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刑事未成年者)란 형법상 책임 능력이 없다고 간주되어 형사 처벌을 면제받는 연령의 사람을 가리킵니다. 현재 논의의 핵심은 이 연령 기준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출 것인지 여부입니다. 저는 이 논의가 7, 8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반복됐다는 사실이 더 씁쓸합니다. 사...